요즘 들어 귀농(歸農), 귀촌(歸村)하려는 도시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청년 엘리트들 중에 그런 지망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나라 장래를 생각할 때 좋은 징조라 여겨진다. 그런데 모처럼 결단을 하고 농촌으로 들어간 분들 중에서 수년간 고생만 하다 도시로 되돌아가는 사례 또한 만만치 않다. 그렇게 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애초부터 농업에 대한 바른 지식과 정보 없이 귀농한 경우가 많다.

내가 농촌에 살면서 경험하는 바로는 농촌에서 부농을 이루어 살아갈 수 있는 지름길은 먼저 흙을 가꾸는데서 시작된다. 농토가 넓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좁은 농토나마 제대로 가꾸어 수확이 많은 토양으로 가꾸어 나가야 한다. 흙 가꾸기가 성공하는 농업의 기초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흙의 비옥도(肥沃度)를 전문용어로 휴머스 지수(Humus 指數)라 한다.

휴머스 지수가 높으면 적은 면적에서도 큰 수확을 거둘 수 있고 휴머스 지수가 낮으면 넓은 땅에서도 노력과 투자에 비하여 별로 수확하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토양은 오랜 동안 휴머스 지수가 점차 낮아져 불과 3% 정도에 머문다. 미국이 8%이고 일본이 5%이다. 중국이 2% 안팎이고 북한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런 지수가 농산물의 수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자. 3.3 평방미터 곧 1평(一坪)의 밭에 딸기를 심었을 경우 휴머스 지수가 8%인 미국에서는 30Kg를 수확하고 휴머스 지수가 5%대인 일본에서는 18Kg를 수확한다. 그러나 휴머스 지수 3%인 한국의 밭에서는 불과 10Kg를 수확한다. 그러니 비옥도의 정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그러기에 성공하는 농업 곧 부농(富農)을 이루려면 먼저 흙 가꾸기에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그리고 흙 가꾸기의 시작은 충분히 숙성된 퇴비를 확보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동두천 두레자연마을에서는 겨울 내내 퇴비 만들기에 정성을 쏟았다. 이제 봄이 왔으니 밭마다 퇴비를 듬뿍 넣어 휴머스 지수가 높은 밭을 일구어 부농(富農)에의 길을 닦아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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