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고문단 긴급회의, 박지원 사당정치에 강한 반발

국민의당 고문단(권노갑 상임고문 등)은 3월 1일 오전 9시 여의도 한 식당에서 극비리에 만나 장성민 전 의원 입당 문제와 관련해 2시간 넘게 긴급회의를 가졌다.


이날 고문단은 “장성민 전 의원은 5.18 폄훼 발언 논란과 관련해 지탄받아야 할 사항이 전혀 없다고 결론내리고, 이제는 장성민 전 의원에게 이의신청 기회를 주고 권노갑, 정대철 상임고문이 박지원 대표를 직접 만나 장성민 전 의원이 최고위원회에 출석해 소명할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고문단 회의 수차례 연락해도 연락불통 박지원

이날 고문단 회의에서는 원래 박지원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모임을 갖자는 취지였는데 박지원 대표에게 수차례 연락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런 이유로 이날 대부분 고문단 참석자들은 심기가 매우 불편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에 한 고문은 “내가 이번 문제를 해결코자 전화연결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고문들 중에는 박지원 대표를 지지하는 고문까지 포함돼 있었는데 대다수 고문들은 “박지원은 애당초 장성민 문제를 사적문제로 해결하려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꾹, 참았던 심정을 격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이날 고문단은 결론적으로 “장성민에게 소명하고 입당시켜야 한다.”, “고문단은 5.18 문제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한 상황에서 국민의당은 장성민의 이의신청을 즉각 수용해야 한다.”라는 골격의 결론을 도출하고 대부분 고문단은 이에 동의했다.

이날 회의는 당초 참석해서 장 의원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던 박지원 대표가 회의가 끝날 때까지 아무 연락이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박지원은 고문단을 우습게 알거나 장성민을 사적 문제로 해결 한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고문단, “장성민 5.18 폄훼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확인

이날 조찬모임으로 진행된 고문단 회의 결론은 “장성민의 평당원 입당을 거부한 것은 옳지 못하다, 5.18 폄훼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최고위원회는 당사자 장성민을 참여시켜 소명 기회를 줘야한다”는 것이다.


또 한 고문은 “설악산의 한 방울, 한 방울이 모여 힘차게 출렁이는 한강이 된다”면서 “작은 힘들이 모여 큰 힘이 되는데 지금 국민의당에게 한 사람이라도 힘이 되는 사람이 참여해 언론과 국민들에게 역동적인 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필요한데 안타깝다”고 장 전 의원 입당을 에둘러 요구했다.

이날 고문단 회의에서는 먼저 국민의당 조직국에서 보낸 자료와 장성민 전 의원 측에서 제출한 소명자료를 검토했다. 그런데 한 고문은 자료를 보자마자 “이게 사실이야?”라고 반문하며 깜짝 놀랐다.

그동안 박지원 대표가 언론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당에서 발표한 내용과는 전혀 다른 자료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에 갑자기 당 부대변인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해명하는 촌극이 벌어졌는데, 고문단이 “당신은 누구냐?”라고 묻자, 얼버무렸고 고문단은 “박지원이 보냈구먼”이라고 불쾌해하기도 했다.

소명 기회 주는 게 민주주의, 장성민 사는 길 국민의당 사는 길

또 다른 고문은 “5.18 폄훼발언을 했다는 당의 결론은 사실이 아님이 분명히 밝혀졌다”면서 오히려 “장성민 앵커가 클로징멘트에서 5.18의 역사적 의미와 그 정신의 계승, 발전에 대해서 이야기 했는데, 어떻게 이런 결론을 내릴 수가 있느냐”고 당 지도부의 지극히 사적인 정치적 처리에 불쾌해 했다.

또 한 고문은 “모든 녹취와 영상을 다 봤는데 도대체 어디서 5.18 폄훼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입당을 불허해 경선에 참여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소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게 민주주의냐? 그게 국민의당이 사는 길이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문단은 회의 시작 전과 난상토론 후에도 박지원 대표가 고문단 회의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에 아무 답도 없이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거듭 큰 불만을 토로했다. 한 고문은 “몇 번이고 전화해도 전화를 받지 않더라”고 전했고, 또 다른 고문은 “아니 명색이 당의 고문이 전화하는데 당 대표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고 화를 냈다.

고문단 언로 있나? 박지원 믿을 수 있나? 국민의당 정체성 논란

이에 또 다른 고문은 “박지원 대표가 개인적 감정으로 장성민 전 의원의 입당을 막는다면 이는 당이 사당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라면서 “내가 이 당을 나가든지 해야 한다”면서 고문단에게 에둘러 민주적 절차가 계속 훼손된다면 집단탈당이 필요하다는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고문단 회의는 장 전 의원이 이의신청을 제출하고 권노갑, 정대철 상임고문이 박지원 대표를 만나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전 의원이 직접 소명하는 민주적 절차를 밟도록 조치하는 방식으로 가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한 고문의 마지막 발언이 기자의 가슴을 울렸다. “죽일 수 있는 곳에서 사람을 살리면 은인이 되고 살릴 수 있는 곳에서 사람을 죽이면 원수가 된다”라는 것이다. 박지원 대표를 겨냥한 은유적 메시지로 풀이된다.

한편, 한 국회 출입기자는 “고문단이 장성민 전 의원의 입당불허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의미가 있지만 DJ 적자이자 호남의 적통인 장성민 의원이 들어올 경우에 박지원 대표는 정치적 힘을 잃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고, 안철수 후보는 당내 대권후보 경쟁에서 후보가 될 수 없다는 두려움 때문에 고문단 결정을 비중을 두지 않으려 애쓸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장성민 전 의원의 국민의당 입당을 극구 저지하고 있는 쪽은 ‘박지원, 안철수 연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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